본문 바로가기
여행과 문화

미국이 시작된 곳, 넘치는 매력의 보스턴 여행

by tekjiro05 2025. 2. 28.
반응형

1
Boston Harbor: Arguably where the revolution started.

그들은 이것을 자유의 길(Freedom Trail)이라 부릅니다. 보스턴을 구불구불 지나가는 선, 현대 미국이 시작된 필수 방문지를 둘러보는 도보 여행 코스입니다. 길이가 단지 2.5마일에 불과해 짧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수많은 ‘최초’의 장소들을 제대로 보려면 하루 이상이 걸릴 것입니다. 

그 ‘최초’ 중 하나가 바로 자유의 길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은 미국 최초의 공원입니다. 1640년 처음으로 군사 훈련과 소를 방목하는 용도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오늘날처럼 시간을 보내고 보스턴의 풍부한 역사를 접할 수 있는 장소로 변화했습니다. 이곳은 미국의 역사가 곳곳에 서려 있는 곳으로, 혁명 정신이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한 투쟁으로 이어졌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자유의 길에서 가장 중요한 정거장 중 하나는 올드 사우스 미팅하우스(Old South Meeting House)입니다. 이곳에서는 많은 혁명가들이 모였으며, 1773년 보스턴 차 사건(Boston Tea Party) 전에도 회합이 열렸습니다. 보스턴 차 사건은 과세에 대한 항의로 인해 차 상자가 보스턴 항에 버려진 사건으로, 미국 독립을 촉진하는 일련의 사건을 촉발시켰습니다. 

오늘날에는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행사도 열립니다. 배우들이 혁명가로 변신해 실제 연설을 그대로 재현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며, 왜 보스턴에서 이 모든 일이 시작되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보스턴은 원래 1630년에 세워진 영국 식민지 초기 정착지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140년이 지난 후, 영국 의회가 차세와 무역 독점을 강요하려 했을 때, 상황은 영국이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보스턴 차 사건을 미국 혁명의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봅니다.” 보스턴 차 사건 박물관(Boston Tea Party Ships & Museum)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에반 오브라이언(Evan O’Brien)의 말입니다. 그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영국은 보스턴 차 사건을 반역 행위로 간주하며 강경한 보복 조치를 취했으며, 이는 결국 무력 충돌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는 미국을 실제 전쟁으로 내몬 촉매제였습니다.” 

“그날 밤 차가 파괴되는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약 천 명이나 되었습니다.” 오브라이언은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가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영국 혈통도 있고 미국 혈통도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좀 복잡한 감정이 듭니다. 아마 저는 해변에서 구경하며 ‘만세!’를 외쳤을지도 모르죠.” 

2

어디를 가든 역사가 살아 있는 곳

여행 중에는 쉬어 가며 식사도 해야 합니다. 가장 적절한 장소 중 하나는 미국에서 가장 오랜 기간 운영된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유니언 오이스터 하우스(Union Oyster House)입니다.  이곳에서는 세계 최고의 굴이라고 불리는 덕스버리 만(Duxbury Bay)에서 가져온 신선한 굴을 맛볼 수 있습니다. 덕스버리는 보스턴에서 남쪽으로 약 35마일 떨어진 곳으로, 오랜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굴 양식업자인 스킵 베넷(Skip Bennett)은 이 바다에서 자라며 굴에 관한 한 최고의 전문가가 되었습니다. 그가 키운 맛 좋은 굴은 보스턴과 뉴잉글랜드 요리 문화의 중심에 있으며, 17세기에 식민지 개척자들이 매사추세츠를 차지하기 전부터 원주민들이 수확해 먹던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 원주민 왐파노아그(Wampanoag)족은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며 굴을 채취하고 있습니다. 

베넷에게 그의 굴 양식 사업은 단순한 생업 그 이상입니다. 그는 덕스버리 만을 ‘굴의 나파 밸리(Napa Valley)’라고 부르며, 그의 굴은 보스턴 최고의 레스토랑에서 사용됩니다. 하지만 그가 강조하는 점은 굴이 질소로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굴은 녹조 발생을 막고 물을 더 깨끗하게 만들며, 경제적으로도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 경제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베넷에게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장소입니다. 그의 양식장에서 바라보면, 1620년 신대륙에 도착한 필그림들이 처음 발을 디딘 곳을 볼 수 있습니다. “저기가 클라크스 아일랜드(Clark’s Island)입니다. 플리머스(Plymouth)의 일부로, 덕스버리와 플리머스 만(Plymouth Bay)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필그림들은 1620년 12월 말 이곳에서 첫 번째 안식일을 보냈죠. 제 가족은 그때 이곳에 정착했고, 이후로 단 한 번도 떠난 적이 없습니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온 이래 계속 이곳에 살아왔습니다.” 

잠깐만요, 혹시 베넷 씨는 그 유명한 메이플라워호 필그림들의 직계 후손이라는 뜻인가요? “거의 모든 메이플라워 승선자들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죠!” 

3
프리덤 트레일에 있는 폴 리비어 하우스

한밤중의 전령

보스턴에는 여전히 많은 ‘최초’들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보스턴 커먼이 있고, 물론 1636년에 설립된 하버드도 있습니다. 하버드는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교입니다. 자유의 길로 돌아가 보면, ‘가장 오래 지속적으로 운영된’이라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그러한 장소를 알리는 표지판이 곳곳에 있으며, 그중에는 1798년에 문을 열어 1968년까지 영업했던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신발 가게가 자리했던 에베니저 핸콕 하우스(Ebenezer Hancock House) 같은 곳도 포함됩니다. 

자유의 길과 깊은 연관이 있는 인물 중 한 명이 폴 리비어(Paul Revere)입니다. 그의 집은 주요 방문지 중 하나이며,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1775년 4월 18일, 한밤중에 말을 타고 달리며 영국군이 다가오고 있음을 경고했던 그의 전설적인 질주는 애국군이 콩코드와 렉싱턴 전투에서 승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리비어의 이 밤의 질주는 1860년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Henry Wadsworth Longfellow)의 시, ‘폴 리비어의 질주(Paul Revere’s Ride)’를 통해 불멸의 이야기로 남았습니다. 이 시는 대체로 리비어의 활약을 올바르게 전하고 있지만, 시적 허용 덕분에 일부 내용은 다소 각색된 점이 있습니다. 폴 리비어 하우스의 총괄 책임자인 니나 자니에리(Nina Zannieri)는 그런 부분을 바로잡아 주고 있습니다. 

“그가 친구에게 말했죠. ‘영국군이 육로로 오든, 해로로 오든…’” “여기서 ‘바다’라는 표현이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항구를 건너 찰스타운으로 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녀가 설명합니다. “그리고 나는 맞은편 해안에서 준비하고 있을 거야!” “아, 아, 아, 아, 잠깐만요.” 자니에리는 손을 내저으며 말합니다. “그 부분은 정말, 아… 최악이에요! 리비어가 맞은편 해안에서 신호를 기다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신호를 고안한 사람이 바로 리비어였으니까요!” 그래도 마지막 구절에 대해서는 별다른 불만이 없습니다.

“어둠과 위험과 절박함 속에서
사람들은 깨어나 귀를 기울이며
질주하는 말발굽 소리를 들으리라
그리고 폴 리비어의 한밤중 전령을.”

자유의 길은 단 몇 마일에 불과하지만, 그 길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살아 숨 쉬는 역사는 그저 현대적인 도시 속을 걷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이 작은 공간 안에서도 보스턴 커먼, 유니언 오이스터 하우스, 미국 최고의 박물관들, 그리고 조금 더 나아가 덕스버리 만 같은 곳에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역사적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폴 리비어의 질주’의 모든 구절을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2025.02.27 - [여행과 문화] - 매력이 넘치는 미국 최고의 도시 마이애미,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

 

매력이 넘치는 미국 최고의 도시 마이애미,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

마이애미. 이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밤문화, 네온 불빛이 빛나는 거리, 그리고 20세기 감성을 물씬 풍기는 아르데코 건축이 떠오른다. 이 플로리다의 보석 같은 도시는 강렬한 개성을 자랑하지만

tekjiro05.tistory.com

2025.02.27 - [여행과 문화] - 2025년 세계 최고의 카페(커피숍)로 선정된 시드니 토비스 에스테이트

 

2025년 세계 최고의 카페(커피숍)로 선정된 시드니 토비스 에스테이트

시드니가 세계 최고의 커피숍을 보유한 도시로 공식 선정되었다. 새로운 글로벌 카페 순위에 따르면, 시드니는 오랜 경쟁 상대인 멜버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시드니에 본사를 둔 

tekjiro05.tistory.com

2025.02.25 - [여행과 문화] -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거꾸로 된 미국 국기가 걸려 있는 이유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거꾸로 된 미국 국기가 걸려 있는 이유

2월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입니다. 이때는 ‘파이어폴(Firefall)’이라는 자연 현상이 발생해, 엘캐피탄(El Capitan)의 호스테일 폭포(Horsetail Fall)를 따라 흐르는 물줄기가

tekjiro05.tistory.com

 

반응형